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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16. 그냥 혼자 좋아서, :: 2011/10/20 19:19

소소하게 나 혼자 살짝 기분 좋지만 딱히 말하고 다닐만한 게 아닌 뭐 그런 것이니까 일기는 일기장에.. (...)

오늘 쉬는 시간에 만난 영국애랑 첨으로 대화나누는데, 문득 그 아이가 묻는거다. 야 너 어디서 왔어? 한국인데 왜? 지져스 야 너 온지 얼마나 됐는데? 여기 살아? 호주 온지는 7달쯤 됐고 맥카이 온지는 1달 됐는데 왜? 지져스 너 니 발음 어떤 줄 알아? 넌 한국인 악센트가 없어. 무슨 의미야? 너 영어 대체 어떻게 배웠길래 영국인 같냐고 나 영국애랑 얘기하는 줄 알았어.

여기로 옮겨와서 다섯번 이상 들은 이야기 - 너 영어 정말 잘한다. 그니까, 유창하다는게 아니고, 발음에 한국인 억양이 없어서 귀에 걸리는 게 없다고. 처음엔 회사 면접때, 두번째엔 인덕션때 동기들한테(영어선생님 하다 온 줄 알았다고!), 다음엔 일본인 친구한테, R한테, 점심시간에 옆에 앉는 호주애한테, 그리고 오늘 영국남자애들한테.

R이 그랬다. 우리가 같이 어울리는 걸 보고 남자들이 저 한국애 영어는 좀 하냐고 종종 묻는다고. 그럴때마다 R은 '얘 미국애야 한국애가 아니야 너 얘기 나눠보면 깜짝 놀랄걸'이라고 한다 그랬다. 그리고 내 꿈에 대해 이야기 했을 때 R이 그랬다. 넌 영어를 잘하는 아시안이라는 굉장한 매리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어딜 가도 공부하고 정착해 살 수 있을거라고. 그런 얘기 들을 때 마다, 손발이 약간 오그라들면서 뭔가 이 기대(?)에 못미치지 않기 위해 더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드는거지..

첨엔 일끝내고 캠브리지 코스 들어야지 싶었는데 지금은 아이엘츠 쪽으로 맘이 많이 기운 상태다. 혹시나, 혹시나, R말마따나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공부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최근 많이 들어서다. 하지만 그럴려면 석사나 박사가 아닌 학사부터 떼야 할 터. 내 학사가 이쪽분야가 아닌터라 여기서 바로 석사 들어가긴 어려울 거 같더라.. 사회경험 쌓을 것 까지 생각하면 심리보단 사회복지 쪽이 더 합리적이고..

반복되는 질문이지만, 어쩌다가 난 여기까지 와서 이런 생각을 하며 이렇게 살게 됐을까. 사람 앞날이란 참, 아무도, 당사자조차 알 수 없는 거로구나....

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