티스토리 툴바

022. 고것 좀 일 했다고 :: 2012/01/10 20:03

길고 긴 크리스마스 홀리데이를 마치고 시작한 새해 첫 업무. 원래 지난주 복귀였는데 사측에서 일거리 없다고 더 늦추는 바람에 오늘부터 출근했다.(뭔가 웃긴게, 공식 복귀일이 있었는데 중간에 바꾸면 대체 직원들은 어떻게 알고 맞춰서 오라는 건지. 나야 회사 터줏대감 같은 우리 J랑 같이 사니까 회사 정보를 다 듣게 된다지만, 같은 팀 애들 싹 모르고 있더라. J한테 물어보니 회사에서 지역신문에 광고를 낸다고-_-;; 한국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허허..)

R이랑 사귈 때 연말이면 난 다시 브리즈번으로 돌아갈거라고(얜 따라오려고 했었다), 내가 직접 말하고 다닌 것도 아닌데 R 그리고 그의 친구들에 의해 심지어 사측에까지 다 소문나버리는 바람에, 내가 연말에 진짜 영영 가버렸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은근 많았다. 우리의 만남과 이별-_-이 워낙에 요란했으며(거듭 강조하지만 나 때문 아니고 걔 때문에!) 사람들 입방아에 엄청나게 올라댔기 때문에 헤어진 후에는 나의 사생활에 대해 가까운 팀 멤버들 외엔 잘 안 알리고 다닌 터라. 사실 R도 나 가버린 줄 알고 있었고. 오늘 아침에 car park에서 회사 입구로 걸어가다 바로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차의 익숙한 car board를 보고 '저 자식 나 보고 식겁하겠는걸' 싶었는데, 아니나 다를까 몇 번 마주치는데 표정이 아주 가관이더라. 걔 측근 애들도 슬금슬금 와서 친한 척 하면서 '어 너 아직 안 갔네?' 하길래 풉 했다. 나도 가고 싶다고. 근데 비자문제 해결도 덜 됐고 돈도 필요한데 나더러 뭐 어쩌라고. 하지만 이런 이야길 해 주고 싶진 않지. 그냥 웃으면서 나도 앞날을 잘 모르겠다고 얼버무려줬다.

오랜만에 일 하려니까 첨에 좀 어색(?)하더라. 고거 몇 주 쉬었다고, 첨에 박스 준비하려는데 코드명이 생각나지 않는거다! 잠시 망설이다가 기둥에 적혀있는 코드명표 보고 아하 하면서 버벅버벅 세팅했다. 그래도 하다보니까 또 곰방 적응되는거지. 게다가 아예 봄 까지 쭉 홀리데이 내고 푹 쉬느라 안 오는 사람들도 엄청 많아서 전반적인 체감(?) 작업속도가 어째 느슨했다. 덕분에 오랜만의 복귀 치고 별 어려움 없이 잘 적응해서 일 잘 하고 왔다. 웃긴게 내일은 또 일이 없어 휴가다! 낼 모레 다시 복귄데 이번주는 이렇게 이틀 일 하고 말 듯.

이제 슬슬 회사쪽에 퇴직 notice를 줘야 한다. 언제가 타이밍이 적당할 지 몰라 오늘 비자 서류 안 들고 갔는데, 이번주 남은 날이 낼 모레 하루밖에 없으니 늦기 전에 언능 이야기해야겠다. 요즘 들려오는 얘기론 우리회사 big boss가 곧 퇴직하며, 오늘은 우리팀 리더도 다음주를 끝으로 퇴직한단다. 그만두는 사원 애들도 꽤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.. 하지만 D도 그렇고 T도 그렇고 봄이 되면 바로 복귀하려는 사람들도 있으니 이래저래 물갈이가 좀 되겠다 싶네. 그치만 내가 떠나고 난 후의 일은 뭐 나 알바 아니고.. 이 얘기를 J에게 하니 속담 하나를 인용하면서(까먹었다 흑) 사람 앞날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사측에 퇴직 얘기 할 때 좋은 인상 주고 잘 마무리 하란다. 나도 이거 경험을 통해 절실히 공감한다. 공감공감.

두 개의 big cook up이 남았고(낼 모레 신년회 비슷하게 런치파티 한단다. 그거랑 우리팀 애들이랑 나 송별회 겸 저녁식사 한 번 같이 할 거 같다), 비자 서류 정리를 해야하고, 식료품을 다 소비해 없애야하고, 이사 전 쓸데없지만 버리기 아까운 것들 이베이에 올린게 나름 잘 팔리고 있어서 이 '벼룩' 마무리도 다 해야하고, 사람들이랑 예쁘게 잘 헤어질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. 후. 잘 마무리 하고, 언능 여기 생활 정리해야지.

그나저나, 사람 진짜 웃긴게. 간만에 일 했답시고 집에 들어오니까 팔다리가 너무 욱신거린다. 아니 원랜 이 일 풀타임으로 주5일씩 했는데! 약간 피곤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로 후유증(?)이 크리라곤 미처 생각 치 못했네. 허허 거 참.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. 

< PREV | 1|2|3|4|5|6|7|8|9| ... 210| NEXT 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