티스토리 툴바

009. 이 곳에 와서 :: 2011/05/09 19:06

세 번 이상 들은 말.
"혹시 한국에서 선생님이였거나 상담 같은 거 했어요?"

처음엔 그냥 그런가? 했는데, 오늘도 듣고나니 확실히 그런가보다 싶으네. 이유가 뭘까.

1. 목소리
내 목소리는 저음이니까. 조용하고 느리고. 게다가 의식적으로 또박또박 발음하려고 하는 습관까지.
2. 말투
절대적으로 '표준어 지향주의자'인지라 -.-;; (비속어 사용 안 하고, 바른 말 살려 쓰고). 중고등학교때는 애들이 '문어체로 말 하는 신기한 아이'라고 했었다. 생각해보니 난 말하고 듣는 쪽 보다 읽고 쓰는 쪽으로 언어활동을 해 온 듯도 하고.. 그래서 그런가.
3. 지향(?)
이건 맞는 건지 아닌 건지 알 수 없지만. 내가 다시 공부해서 가고자 하는 분야가 심리상담 쪽이니까. 사람간의 관계나 현상에 대해 말할 때 내가 그 동안 쌓아온 고민들을 바탕으로 해석해서 분석적으로(?) 말 하는 경향이 있는가 싶기도 하고.

오늘 말 한 이는 내게 '나쁜 건 아니고.. 좋은 거야'라고 하긴 했는데 -.-
어쩐지 분석적이고 고루한 인상만 연상되어 썩 기분이 좋지만은 않고나 -.-;; 
게다가 어쩐지 비행이라곤 한 번도 저질러 본 적 없을 것 같은.. 뭐 그런 인상?

생각 해 보면 나라는 아이가 원래 그렇다. 옷을 사러 가도 예쁜 걸 사려다가 한참을 빙빙 돌고나서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(어떤 옷과도 잘 어울린다, 값이 저렴하다, 한 달에 한 두 번 입을 거면 안 사느니만 못하다) 가장 무난하고 평범한 옷을 집어들고(왜 지난번에 작정하고 긴팔 티 사러 갔을 때에도 고민만 백번하다 두 벌 묶어 싸게파는 민무늬티만 두 벌 집어왔는지!), 주말에 놀러가려고 잔뜩 계획을 짜다가도 결국 늘 가던 교회랑 씨티 주변만 맴돌다 오고, 맛있는 걸 먹고 싶다고 벼르고 별러도 가는 곳은 결국 늘 가던 싱가폴 레스토랑에 디저트는 팬케익 하우스.

하지만 내게도 분명 허락되지 않은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있고, 그걸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.
조금은 벗어나도 나쁘지 않을텐데.

어쩐지 생각이 많아진다. 

< PREV | 1| ... 17|18|19|20|21|22|23|24|25| ... 212| NEXT >